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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2-11-01 월간 제749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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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농현장] 100억 농산물유통으로 만들어 가는 농업·농촌의 희망 |
이 대 풍 회원 (경북 청도군4-H연합회 직전회장)
감의 고장 경북 청도군. 파아란 가을 하늘 아래 주렁주렁 달린 붉은 감이 가을의 청취를 물씬 풍기는 날에 이대풍 전 청도군4-H연합회장(34·경북 청도군 각남면 칠석리)을 찾았다.
그가 대표로 있는 흙내음영농조합법인은 지게차로 감을 나르고, 자동화 기계로 선별하고, 포장하는 일손으로 분주했다. 올해 5000톤 내외의 감을 처리할 것이라고 했다. 5톤 트럭으로 1000대 분량이나 된다. 청도군에서 생산하는 감의 10%를 직접 처리하고 있으며 청도군 감 유통량의 30%가 이곳을 경유한다고 한다. 1만6500㎡의 부지에 저온설비, 선별장, 후숙실 등을 갖추었다. 후숙실에서는 한꺼번에 200톤을 처리할 수 있다. 현재 실내작업장이 부족해 1650㎡의 선별·포장실을 더 지을 계획이라고 한다.
“유통도 농업이다” 인식 전환
이 대표는 감을 비롯한 농산물 유통으로 연 100억원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이 가운데 수익은 5%로 잡고 있는데 가능하면 조합원들이 최대한의 이익을 가져갈 수 있도록 하고 있다. 현재 조합원은 정회원 200명, 준회원 300명으로 청도군의 5개 읍면 47개 리가 참여하고 있으며, 항상 50여 명이 대기하고 있다.
이 대표는 이름부터 예사롭지 않다. 큰 대(大), 풍성할 풍(豊)이다. 토마토농사를 짓던 부친이 계속 어려움을 겪으면서 크게 풍년이 들라는 뜻으로 어려서부터 ‘대풍’이란 아명을 부르다가 본명이 되었다. 부친인 이종두 씨는 우리나라 백색혁명의 선구자였다. 70년대 초에 경북지역에서는 처음으로 비닐하우스로 토마토농사를 지었다. 4-H활동도 열심히 했다. 경상북도 지정농장으로 선정돼 경북의 4-H회원들이 와서 하우스농법을 배워갔다.
당시 농산물을 싣고 서울 청량리시장까지 가서 직접 판매하기도 했다. 거기서 얻은 해답이 “농사 잘 짓는 것도 중요하지만 잘 파는 게 더 중요하다”는 거였다. 이에 부친은 형님에게 농사일을 부탁하고 자신은 유통으로 전환했다. 집도 공판장 옆으로 옮겼기 때문에 이 대표는 어려서부터 경매과정을 보고 자랐다.
이 대표는 처음부터 농업유통에 종사하겠다는 생각은 없었다. 대학에서 무역학을 전공하고 대학원에서 석사를 거쳐 박사과정까지 마쳤다. 대학교 2학년 때에는 ‘벤쳐기업창업론’을 수강했는데, 과제물로 ‘농산물가공수출’창업계획서를 냈다. 이를 눈여겨본 교수는 벤처기업청에서 창업자금 5000만원을 지원받게 해주겠다고 했다. 집에 와서 이 얘기를 꺼내자 모친의 반대로 계속 학업에만 열중하기로 했다. 졸업 후에는 유학을 갈 계획까지 세웠다.
그러나 2006년도에 부친의 영농조합법인 세무신고와 회계를 도우면서 농산물유통사업에 다시 관심을 갖게 되었다. 게다가 모친이 신경성 탈모로 고생하시는 모습을 보면서 자신이 직접 일을 하겠다고 결심했다.
이때 부친은 이 대표에게 일을 맡기고 감귤유통사업을 위해 제주도로 갔다고 한다. 사업을 맡은 이 대표는 2008년도에 제대로 큰 사고를 치게 된다. 당시 감 가격이 폭락해 농민들의 시름이 깊었다. 공판장보다 시세를 높게 쳐주겠다고 하자 너도나도 감을 갖고 왔다. 마당에는 감이 산더미처럼 쌓였다. 이 대표의 수중에는 700만원밖에 없었으나 들여온 감은 10억 원어치나 되었다. 물론 농민들이 이 대표의 부친을 보고 외상으로 준 것이었다.
제주도에서 올라온 부친은 기가 막힐 수밖에 없었다. 도대체 이 많은 감을 어떻게 처리할 것이냐고 물었다. 그러나 이 대표는 ‘비만 오지 말아 달라’는 심정으로 기다렸다. 이렇게 되자 청도군 감 유통이 1주일 동안 묶여버렸다. 가공공장과 마트에서 주문이 들어오기 시작했다. 하루에 5톤 트럭 30대씩 줄지어 나갔다. 이렇게 10일 동안 5톤 트럭 236대가 감을 싣고 나가 전량 판매를 끝냈다. 농민들에게 외상으로 받은 감 값을 모두 정산했다.
농산물유통교육센터 운영계획 세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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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대풍 회원의 영농조합법인은 유통업의 새로운 모델이 되고 있다. |
이 대표의 영농조합법인 직원들은 모두 4-H회원들이었다. 감 농사를 짓는 농민들은 바로 4-H회원들의 부모님으로 이들은 아침 6시 이전에 일어나 종일 감을 따고 저녁에는 선별해 포장을 하느라 새벽 2시까지 일을 해야만 했다. 4-H회원들은 선별 포장작업을 자신들이 하기로 했다. 회원들은 “어머님·아버님 저녁 드시고 TV를 보세요!”라는 말을 유행시켰다.
이 대표가 GS리테일에 감을 납품하게 된 일화도 재미있다. 홈플러스나 이마트, 롯데 등의 납품업자들이 감을 사러 오는데 GS만 들어오지 않았다. 2007년에 그는 GS에 찾아가 납품할 수 있게 해달라고 했으나 이미 납품업자가 있다고 했다. 그 대신 다른 아이템으로 반건시를 납품하기로 했다. 이렇게 해서 승용차로 10만원어치를 갖다 주었다. 이 모습을 보고 사람들은 가만히 있어도 사러 오는데 왜 그 고생을 하느냐”고 했다. 하지만 5년이 지난 지금 GS 납품액이 연 20억원을 넘어섰다.
이 대표는 말한다. 농사란 “씨앗을 사는 행위에서부터 농작물을 가꾸고 수확해 누군가의 배속에 들어가 배설물로 나올 때까지 책임을 져주는 것”이라고. 이 정신으로 70년대 부친이 도지정농장을 운영했던 것처럼 흙내음영농조합법인이 도지정농산물유통센터로서 4-H회원들과 농업인들의 농업뿐만 아니라 유통교육센터로 만들 계획이다. 그는 농촌의 젊은이들이 농업에서 성공함으로써 도시로 나갈 필요가 없고 도시로 나갔던 젊은이들이 다시 돌아오는 농촌을 4-H와 자신의 사업을 통해 본을 보이겠다고 말한다.
〈조두현 부장 dhcho@4-h.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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