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 상 중 회원 (경기 여주군4-H연합회장)
농업인은 타고 나는 건가, 아니면 만들어지는 것인가? 농업인으로서 자질을 갖고 있지만 다른 분야에서 일할 수도 있고, 반대로 자질은 없지만 열심히 노력해 훌륭한 농업인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이번에 기름진 여주의 농업현장에서 만난 주상중 여주군4-H연합회 회장(29·점동면 삼합1리)은 타고난 농업인이면서도 끊임없는 노력을 통해 농업에서 새로운 희망을 가꿔가고 있었다.
다니던 회사 그만두고 농대에 진학
주 회장도 처음부터 농업을 천직으로 알고 농업을 시작한 것은 아니다. 점동초등학교와 점동중·고교를 졸업한 그는 여주대학 토목과에 진학했다. 졸업 후에는 전공 관련 직업을 갖기도 했다. 그러나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은 농업이라는 사실을 뒤늦게 깨닫고 다시 한국농업대학 채소학과에 진학해 지난 2009년도에 졸업했다.
“상중이가 농사일을 하겠다고 했을 때 제가 무척 반대를 했습니다. 나는 평생 힘든 농사일을 해왔는데 아들만큼은 평범한 직장 생활을 하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을 했었습니다.”
주 회장의 모친인 이연옥 여사(56)의 말이다. 하지만 부친인 주영월 씨(58)의 생각을 달랐다고 한다. 농업을 하고 싶으면 한번 열심히 해보라고 주 회장에게 힘을 실어주었다.
아들이 농사일을 하는 것을 말렸던 모친이었지만 지금은 곁에서 일하는 아들 모습이 듬직하기만 하다고 한다. 다만 농사는 심을 때와 거둘 때, 가꿀 때가 있다 보니 마음껏 놀러 다니지 못하는 것이 안타깝다고 아들을 지극히 사랑하는 모정을 숨기지 않는다.
주 회장이 부모님과 함께 땀 흘리는 농장 이름은 ‘건강한 농원’. 명함에는 ‘대한민국 1%만 먹는 여주쌀, 안토시아닌 최고 가지(& 건가지), 비타민의 보고 영양부추’라고 새겨 있다. 벼농사는 1만6500㎡, 가지농사 1만3200㎡, 영양부추 6600㎡를 짓고 있다. 단동하우스가 15동, 보온커튼 시설을 갖춘 연동하우스가 10동이다. 가지는 2월부터 7월까지 생산하며 부추는 7월 말에 정식해서 1월까지 생산해 연중 계속 가지와 부추를 번갈아 생산하고 있다.
특히 가지는 여름에 노지 가지가 나오는 철에 가격이 낮아지기 때문에 썰어서 말려 판매하고 있다. 건가지만도 연 3톤가량을 출하한다. 가지에서 약 2억원, 부추에서 연 1억원의 매출을 각각 올리고 있다.
주 회장은 부모님이 평생 땅을 일궈온 것에 깊이 고마운 마음을 갖고 있다. 그의 부모님은 일찍이 논농사와 함께 오이, 애호박, 파프리카 등 하우스농사를 20여년간 해오셨다. 주 회장도 어려서부터 늘 부모님이 농사짓는 모습을 보아왔고, 학교에 갔다 오면 즐거운 마음으로 농사일을 거들었다고 한다. 그래서 본격적으로 농업에 뛰어들면서 적응하기가 쉬웠다고 말한다.
“농업은 다른 직업과 달리 자기가 경영주로서 어느 정도 자유를 얻을 수 있고 내가 노력한 만큼 결실을 거두기 때문에 농업을 선택한 것이 올바른 선택이었다”고 그는 강조한다.
4-H활동은 ‘리더’로 성장하는 단계
 |
| 부모님과 함께 한겨울에도 푸르고 싱싱한 영양부추를 가꾸고 있는 주상중 회장. |
주 회장이 그동안 얻은 것은 농업의 기반을 마련한 것만이 아니다. 앞으로 평생을 함께할 사랑하는 사람을 만난 것 또한 값진 수확이 아닐 수 없다. 4-H활동을 하면서 만난 김슬기 경기도4-H연합회 여부회장과는 5년 전인 2008년부터 교제를 해왔다. 내년에는 결혼을 해 4-H부부가 탄생할 예정이다.
주 회장은 고등학교 시절 학생4-H회원으로 활동했다. 그러다가 다시 한국농업대학에 진학하면서 4-H회에 가입했다. 졸업 후 여주군4-H연합회에서 열심히 활동하며 지금은 회장을 맡고 있다.
그는 4-H연합회 활동은 “지역사회에서 리더로 성장하는 단계”라고 말한다. 박주원 전 회장을 비롯한 여러 선배들이 지금도 현역 회원들과 함께 열심히 참여해 큰 도움이 되고 있다고 한다. 여주군4-H지도자협의회 조종오 회장을 비롯해 농업인단체장들도 연합회 활동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특히 여주군농업기술센터 김완수 소장을 비롯한 선생님들의 헌신적인 지도도 회원들에게는 커다란 힘이 되고 있다고 한다.
그 결과 여주군4-H연합회 영농4-H회원들은 10여명이 활동을 했으나 지금은 25명으로 크게 늘었다. 이들은 야영교육, 경진대회 등 4-H에서 하는 행사 이외에 공동과제포를 운영하고 있다. 올해에는 이기형 한농연여주군회장이 금사면에 제공해준 밭에 고구마를 심어 300만원의 소득을 올렸다. 또 12월 초에는 ‘후원주점’을 열 계획인데 4-H회원뿐만 아니라 청소년들이 많이 참여해 기금을 마련한다.
여주군4-H연합회는 회원들이 애써 모은 기금으로 연말에 ‘사랑의 몰래싼타’ 행사를 연다. 이 행사는 4년째 열리고 있는데 연말에 불우한 이웃을 도우며 따뜻한 추억을 만들어가고 있다.
주 회장은 경기도4-H연합회 부회장에 출마했다. 더 큰 활동을 통해 더 큰 봉사를 실천하면서 더 큰 리더로 성장하기 위해서다. “4-H활동을 하면서 좋은 사람들을 만나고 마음을 나누는 일이 생활에 큰 힘이 된다”는 주 회장은 “4-H는 영농의 활력소”라고 한다.
‘좋은 것을 더욱 좋게’라는 4-H금언을 볼 때마다 마음가짐을 새롭게 한다는 그를 보면서 4-H와 농업·농촌의 밝은 미래를 읽을 수 있었다.
〈조두현 부장 dhcho@4-h.or.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