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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07-01 격주간 제784호>
[이도환의 고전산책] 스스로를 속이지 말라

"백성들이 생각과 감정을 솔직하게 드러낼 수 있도록 하라
使民各得輸其情(사민각득수기정)
- 《근사록(近思錄)》 중에서"


중국 송(宋)나라의 황제 효종(孝宗)이 ‘올바름을 실천하기 위해 목숨을 아끼지 않는 사람을 구하기가 어렵다’고 탄식하자 장식(張)은 이렇게 말했다.
“올바름을 실천하기 위해 목숨도 아깝지 않게 여기는 사람을 구하고 계십니까? 그렇다면 황제 앞에서 황제의 잘못을 말하는 사람이 누구인지 보십시오. 그 사람들 중에 반드시 그런 사람이 있을 것입니다.”
내 앞에서 나를 비판하는 사람을 좋아하는 사람은 별로 없다. 그 비판이 옳은 것이라 하더라도 일단 기분이 상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것을 이겨내야만 리더가 될 수 있다. 이겨내지 못한다면 리더의 자격이 없는 것이다.
비판을 겸허하게 수용할 수 있는 사람만이 리더의 자격을 갖추었다고 할 수 있다.
제(齊)나라 환공(桓公)이 곽(郭)나라에 가서 나이 많은 사람들에게 ‘왜 곽(郭)나라가 망하게 되었는지’에 대해 물었다.
이에 나이 많은 사람들은 입을 모아 “임금이 바르고 착한 사람을 바르고 착하다고 생각했으며 그렇지 못한 사람은 싫어했기 때문입니다.”라고 대답했다.
이 말을 듣고 환공(桓公)이 의아해 하며 “아니, 그렇다면 매우 바른 임금 아닙니까? 그런데 왜 나라가 망한 것입니까?”라고 묻자 사람들이 이렇게 대답했다.
“바르고 착한 사람을 알아보긴 했지만 그에게 나랏일을 맡기지는 못했으며, 바르지 않은 사람을 싫어하기는 했지만 그를 내쫓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나에 대한 비판이 옳다는 것을 아는 것만 가지고는 부족하다.
그것을 좋아하는 경지에까지 이르러야 한다. 옳은 것은 알면서도 이런저런 변명을 늘어놓으며 수용하지 않으면 아무런 소용도 없다.
수용하지 못하겠다면 솔직하게 자신의 마음을 드러내야 한다. 그런데 감정을 숨기고 이런저런 변명을 내세우며 교묘하게 왜곡하며 피해간다. 변명을 하는 것이 바로 스스로를 속이는 것이다.
“그 사람이 옳다는 것은 알아. 그런데 같이 일하기가 어려워. 내가 좋아하는 것을 모르니 문제야. 좀 모자라고 부족한 면이 있더라도 내가 무엇을 좋아하는지 아는 사람이 좋단 말이야.”
머리로만 알고 실천이 없었으니 망한 것이다. 머리로만 알고 실천이 없다는 것은 스스로를 속이는 것이다. 그러므로 어떠한 경우라 하더라도 스스로에게 솔직해야 한다.
율곡 이이는 “바르고 현명한 사람을 좋아하는 것을 마치 아름다운 여인을 향한 마음처럼 한다면 어찌 곁에 두지 않을 수 있겠습니까. 게다가 바르지 않은 사람을 마치 고약한 냄새처럼 싫어한다면 어찌 잠시라도 곁에 둘 수 있겠습니까. 알면서도 실천하지 못한다는 것은 겉으로만 그럴 뿐 실제 마음속으로는 다른 생각을 한다는 뜻입니다. 입으로만 그렇게 말하고 실천하지 않으면 오히려 혼란이 더욱 심해져 결국 나라를 망하게 만듭니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솔직한 것은 모든 것을 이길 수 있는 힘을 지니고 있다. 아픈 곳을 정직하게 말해야 치료할 수 있지 않겠는가. 어디가 아픈지 명확하게 말하지 않고 의사를 속인다면 치료할 방법조차 없는 것이다.
송나라의 학자 정호(程顥)의 제자였던 유안례(劉安禮)가 백성들을 다스리는 방법을 묻자 정호는 이렇게 대답했다.
“백성들이 자신의 생각과 감정을 솔직하게 드러낼 수 있도록 하라.(使民各得輸其情)”
모든 사람들이 자신의 생각을 솔직하게 표현하는 세상, 그런 세상이 올바른 세상이다.
어떻게 하면 그런 세상을 만들 수 있나. 스스로를 속이지 않는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
머리로 알고 있는 것을 일상생활 속에서 솔직하게 실천하는 것, 그게 첫걸음이다.
〈이도환 / 아동문학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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