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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립운동의 역사를 보면 청소년들이 앞장서 독립투사가 됐다"
윤 주 경 (독립기념관장)
올해 우리는 광복 70년을 맞이했다. 매년 8.15광복절이 되면 광복의 그날을 되새겨 보면서 다시는 치욕의 역사를 되풀이할 수 없다는 마음가짐을 다진다. 그 나라의 역사는 그 나라 사람들이 주체가 되어 가꾸고 개척하는 것이다. 독립운동의 역사도 마찬가지다.
타율적이고 비주체적인 관점에서 보면 개항이후 광복까지의 역사는 일제의 침략과 식민지 지배, 즉 일제강점의 역사다.
하지만 주체적인 관점에서 보면, 일제강점의 역사가 아니라 이를 극복하고 새 나라를 세우기 위한 독립운동의 역사인 것이다. 따라서 광복은 외세에 의한 해방이 아니라 피 끓는 독립투쟁으로 성취한 것이고, 그 과정에서 독립운동 선열들이 국민주권주의에 입각해‘제국(帝國)’이 아니라,‘민국(民國)’으로 세운 나라가 대한민국인 것이다. 독립운동 선열들이 열혈 투쟁가이면서 근대화운동가였던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그래서 독립운동 선열들의 조국광복과 민족독립에 대한 염원은 정작 고와서 서러웠고, 너무나 절실해서 숭고했던 것이다.
경성고보 시절 3.1운동에 참여한 독립운동가이자 저항시인이며‘상록수’의 작가이기도 한 심훈 선생도 그 절실함을 1930년 3월 1일‘그날이 오면’이라는 시에서 다음과 같이 표출했다.
‘그날이 오면, 그날이 오며는, 종로의 인경(人磬)을 머리로 들이받아 울리오리다. 두개골이 깨어져 산산조각이 나도 기뻐서 죽사오매 오히려 무슨 한이 남으오리까.’이렇게 광복의 그날을 학수고대하며 절규했던 것이다.
국가와 국민의 관계는 우리 가정과도 같다. 나라가 망하면 국민들이 고통을 당하고, 가정이 깨지면 가족들이 고생한다.
이럴 때는 누군가 나서서 나라와 가정을 지키고 바로 세워야 한다. 독립운동 선열들이 바로 그런 분들이다. 독립운동의 역사를 보면 청소년들이 앞장서 독립투사가 됐다. 3.1운동과 6.10만세운동 그리고 광주학생독립운동에서 보듯이 항상 청소년들이 앞장서 조국광복의 길을 열었다.
독립운동가로 이름 높은 월남 이상재 선생도“청소년이 살아야 나라가 산다.”고 말씀하셨다. 일제의 침략으로 나라가 위기에 빠졌을 때, 그 구원의 빛을 청소년에게서 봤기 때문이다. 그래서 청소년들은 나라와 겨레의 희망이고, 더 큰 대한민국의 미래다. 광복 70년을 맞이하여 독립운동 선열들이 가졌던 꿈과 이상을 이어갈 것은 없는지 되새겨봐야 한다. 역사는 꿈을 가진 사람들이 그 꿈을 이루어온 산물이고, 또 못다 이룬 꿈을 후손들이 이루어가는 과정이기 때문이다.
국내는 물론 낯설고 물선 이국땅에서 독립운동 선열들이 풍찬노숙하며 끊임없이 독립운동을 전개한 이유는 무엇인가.
자신은 망국노로서 비장한 삶은 살지만, 후손들에게는 자유롭고 정의로운 새로운 독립국가를 물려주기 위한 것이었다. 독립운동 선열들이 꿈꾸던 나라는 어떤 나라인가.‘백범일지’에도 보이듯이‘자주 독립 통일 민주국가’였다. 그리고 대한민국임시정부의 건국강령에도 압축되어 나타나 있듯이, 삼균주의에 입각한 정치·경제·교육 주권이 평등한 나라였다.
그런데 오늘을 사는 우리들은 독립운동 선열들의 꿈과 이상을 어느 정도나 실천하고 있는지 궁금하다. 독립운동 선열들이 남북분단국가처럼 반쪽짜리 나라를 만들려고 목숨을 던졌던 것은 아니다. 그리고 정치·경제·사회 각 분야에서 조건만의 형식적 평등이 아니라 실제적 평등이 필요하다. 국민 전체의 노력으로 일군 성과와 혜택이 온 국민 개개인의 생활에까지 골고루 돌아가는 실질적 평등사회를 만들어야 한다.
도산 안창호 선생은 “재주가 있는 사람은 재주로, 힘이 있는 사람은 힘으로, 각자 자기가 가진 장기로” 세상에 기여할 수 있는 길을 찾아야 한다고 말씀하셨다. 우리 청소년들의 꿈도 개성 있고 다양해야 한다. 마치 형형색색의 꽃들로 어우러진 꽃밭이 그렇지 않은 것보다 더 보기 좋고, 일곱 빛깔 무지개가 아름답듯이 청소년들의 꿈과 이상은 다채로워야 한다. 각자 자신의 개성을 살려 나라와 겨레 그리고 인류 평화와 문화 발전에 기여할 수 있는 길을 찾아야 하는 것이다.
이제 다시 한 번 독립운동 선열들의 숭고한 희생정신과 가시밭길이었던 독립운동의 역사를 되새겨 보면서 그 분들이 못다 이룬 꿈을 우리 청소년들이 이어가야 한다. 그래야 민족통일과 세계 평화에 이바지하며 정의가 강물처럼 도도히 흐르는, 김구 선생이 그토록 소원하던 높은‘문화국가’를 만들어 갈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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