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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 제 준 회원 (인천 부평동중학교4-H회)
내가 벼를 심고 키우게 된 계기는 부평동중학교4-H회의 단체과제학습인 농심체험활동으로 벼화분 재배가 선정되면서였다.
벼를 학교 옥상에서 키운다는 소식을 듣고 ‘설마 옥상에서 벼가 자라겠어?’라는 생각에 호기심이 생겼고, 시골에서만 보던 벼를 직접 엄마와 함께 학교옥상에서 키운다고 하니 마음이 흥분되고 긴장도 됐다. 그리고 선생님께서 벼를 잘 키우면 대회도 참가할 수 있다고 하셔서 더욱 정성을 다해 성실히 내 동생을 키우듯이 길러야겠다고 다짐했다.
지난 5월 초, 방과 후 학교 옥상에 친구들이 모여들었고 친구들과 나는 각자 박스 한 상자씩 받았다. 상자를 개봉하니까 화분과 볍씨가 있었고, 거름과 흙이 있었다. 우리들은 벼화분 재배 키트를 확인하고 먼저 화분에 흙을 넣고 볍씨를 뿌렸다. 그 다음에는 물받이에 물을 2/3정도 넣었다. 볍씨를 심고 난 뒤에는 일주일에 한 번씩 벼의 길이도 재고 좋은 말도 해주고 관찰일지에 느낀 점도 쓰면서 본격적인 관찰을 시작했다.
일주일 조금 지나자 화분에서 새싹이 피어올랐다. 새싹이 피는 것을 보니까 정말 기쁘고 내가 일주일 반 동안 화분을 잘 키웠구나 하는 생각이 들면서 정말 뿌듯했다. 또 일주일이 지나니 벼의 키가 10cm가 자랐다. 이 광경을 보고 벼는 한번 새싹이 나면 엄청나게 빨리 큰 다는 것을 알게 됐고, 나의 사랑과 정성이 들어가서 잘 자라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벼뿐만 아니라 모든 식물에게도 나쁜 말 말고 좋은 말이나 칭찬을 해줘야 잘 자란다는 것을 알게 돼 좋은 말과 칭찬을 많이 해주었다. 핸드폰으로 벼에게 노래도 들려주었더니 더 잘 자라는 것 같았다. 이렇게 관찰한지 3주가 되는 날 벼와 같이 사진을 찍어 관찰일지에 붙이고 느낀 점을 적었다.
그리고 엄마와 함께 사진도 찍으며 이런저런 좋은 이야기를 하면서 엄마와 그동안 못 했던 마음속 이야기도 할 수 있어서 엄마와 더 가까워지는 계기가 됐다. 그 후로도 나는 친구들과 각자 자신의 벼를 들고 단체 사진도 찍어보고 엄마랑 단둘이서도 찍었다. 그렇게 몇 주가 지나고 벼의 키가 훌쩍 커 50cm를 넘겼고 벼에는 꽃과 볍씨가 달렸다. 꽃과 볍씨를 보고 도심 속 학교 옥상에서 벼가 잘 자라서 놀랐고 많은 것이 부족했지만 나의 조그마한 정성이 들어가 벼가 점점 잘 자라나는 것 같아 모든 것은 다 정성과 사랑이 들어가야 된다는 말이 맞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또 한주가 또 지나고 엄마와 함께 벼에 물도 주고 얼마나 벼가 익었는지 함께 관찰도 하면서 엄마의 어릴 적 얘기도 들었다. 엄마는 어릴 적에 논에서 올챙이와 개구리도 잡고 메뚜기도 잡았다고 하셨다. 메뚜기는 실제로 본적이 없어서 무척 궁금해졌다. 다음에는 논에 직접 가서 메뚜기를 꼭 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그렇게 부모님들과 친구들과 회의도 하고 관찰일지를 쓰면서 쌀의 소중함도 알게 됐고 농부들의 수고도 알게 됐다.
시간은 정말 빨리 흐르는 것 같았다. 벼를 키운 지 몇 주 안 된 것 같은데 어느덧 벼화분재배 콘테스트에 출품하기 전 마지막 주가 됐다. 나는 이 벼화분 재배를 하면서 식물을 대하는 자세 등 얻어가는 것이 너무 많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 중 하나는 친구들과의 끈끈한 우정과 엄마와의 좋은 관계 그리고 선생님과의 관계가 좋아진 것이다. 그리고 처음에 생각했던 불평·불만들이 벼를 키우는 동안 긍정적인 마음으로 바뀌는 것을 보면서 내 스스로가 대견하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내가 쓴 관찰일지를 다시 보면서 도심 속에서 벼가 자랄 수 있다는 것에 또 한 번 놀라고 쌀의 소중함도 알게 돼 밥을 먹을 때 한 톨의 쌀도 남김없이 깨끗이 먹어야 한다는 생각을 가지게 됐다. 엄마와 함께한 벼화분재배 콘테스트는 도심 속에서 벼를 논이 아닌 화분에서 키울 수 있다는 새로운 사실도 알게 해줬고 우리 농산물이 얼마나 소중한지 일깨워준 뜻깊은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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