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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H이념과 정신이 있다면 우리는 어떠한 장애물도 극복하고 희망찬 농업·농촌을 만들어 갈 수 있을 것이다"
김 성 일 (전라남도농업기술원장 / 전남4-H본부 상임부회장)
청년실업 330만시대, 좋은 스펙을 가지고도 일자리를 찾지 못하는 젊은이들을 보면 안타깝기만 하다.
무엇이 우리를 이렇게 만들었는가? 많은 사람들은 경제상황이 좋지 못한 외부환경 탓으로 돌리고 있다.
그러나 우리 기성세대들이 산업화 과정에서 미래세대에게 물려줘야 할 진정한 가치를 제대로 전수하지 못한 잘못이 더 크다고 할 것이다.
우리나라 4-H운동은 1947년 처음 도입된 이래 70여년 동안 다양한 환경과 여건의 변화에 부응하면서 성장과 침체가 교차되는 부침의 역사를 이어왔다.
4-H회원들은 4-H이념과 4-H서약을 마음에 새기고 ‘좋은 것을 더욱 좋게, 실천으로 배우자’라는 금언을 앞세우며 회의생활과 과제이수, 교육훈련 및 봉사활동 등으로 4-H회원으로서 자신은 물론, 4-H회 조직과 농촌사회 발전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쳐왔다.
언제부터인가 우리는 이렇게 좋은 운동을 멀리하고 여러가지 형태로 탈바꿈시켜 돌고돌아 다시 제자리로 오는 느낌이 든다.
몇 년 전 미국에서 4-H운동을 어떻게 하고 있는지 살펴볼 기회가 있었는데 모두가 자부심을 갖고 선후배가 한마음이 되어 4-H의 이념과 가치를 전승해 가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또한 청소년들에게는 보이스카우트나 걸스카우트 활동보다 4-H활동을 더 선호하고 익숙해져 있는 인상을 받았다.
건전한 민주시민을 양성하는 운동으로 4-H활동이 활발하게 전개되는 모습에서 우리가 잊고 살았던 것을 다시 생각나게 했다.
오늘날 우리나라의 현실을 비추어 볼 때 4-H운동을 재점화할 필요성이 있다. 우리나라가 산업화 과정에서 농촌에서 인재를 키워 도시로 유출했지만 정보화사회를 넘어 창조시대에는 도시의 고급인력이 농촌으로 들어와 농업을 통해 진정한 가치를 창출해야 한다. 이 중심에 4-H회가 있어야 한다.
청년들에게 새로운 희망 주는 농업
청년들이 농촌에 와서 홀로 버텨내기 힘들지만 4-H조직을 통해서 울타리를 만들어 주고 새로운 기술과 정보가 공유된다면 한번쯤 공동체를 꾸며 볼 수 있을 것이다.
현재 지역에 있는 청년농업인4-H회를 광역화하여 품목별 조직으로 만들고 귀농하려는 청년들에게 회원농장에서 일정기간 실습하게 한다면 친구관계도 맺고 기술도 배우고 지역을 이해하는 기간이 짧아질 수 있을 것이다. 여기에 4-H정신을 불어 넣는다면 경쟁력 있는 귀농인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모두가 농업이 힘들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생각해 보자.
한국농수산대학을 나온 졸업생들은 평균연봉이 1억원이 넘는다고 한다. 그러나 도시에 있는 대부분의 대학 졸업생들은 취직을 못하고 아르바이트로 근근이 생계를 유지하고 있는 형편이다.
농업을 하는 사람들은 평생직장이 되지만 도시에서 취업을 한다 해도 많아야 60세 이전에 또 다른 직업을 찾아야 한다.
다만 농촌에는 또래가 없어 외롭다고 하는데 품목별 4-H회 활동을 통해 생산적인 모임을 할 수 있을 것이다.
투자의 귀재 짐 로저스가 서울대 강연에서 농업이 미래 산업이 될 것이라며, “젊은이여, 농대로 가라”고 했다.
또한 미래학자 짐 데이토 교수는 농림축산식품부 세미나에서 “농식품 분야가 한류의 주역으로 떠오를 것”이라고 했다.
가까운 중국에서도 미래의 식량자원 확보를 위해 생명공학이 재조명 받고 있고, 우리나라 대기업에서도 바이오 분야를 미래성장산업으로 채택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농업인구가 급격히 줄어들고 노인비중이 점점 높아지고 있다. 농촌에 농사지을 사람이 없다.
그러나 뒤집어 생각하면 1인당 경영규모가 늘어나고 있는 것이다. 개방화시대에 FTA체결이 늘어나면서 수입농산물이 늘어나고 있다. 그러나 생각을 바꾸면 우리 농산물 시장이 5000만명에서 수 억명으로 늘어나는 것이다.
농촌에는 열정적이고 도전적인 젊은이들을 필요로 한다. 얼마든지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가지고 농업에서 희망을 찾는다면 미래를 보장받을 수 있을 것이다.
그 중심에 4-H이념과 정신이 있다면 우리는 어떠한 장애물도 극복하고 희망찬 농업·농촌을 만들어 갈 수 있을 것이다.
4-H회원들이 다시 한 번 힘을 내서 우리나라와 민족, 지역사회를 위해 4-H운동을 재점화 할 것을 간곡히 부탁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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