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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흙에 살리라 -== 전남 옥과 고등학교 2학년 2반 조회 1533
작성자 김동인 등록일 2003.04.26
파 일
나는 오늘도 자전거를 타고 학교에 간다. 요즈음은 해가 많이 길어져서 그런지 학교 갈 때 심심하지가 않다 따스한 봄 햇살을 머금은 들판과 이슬을 품고 서있는 풀들을 보면서 가면 학교는 어느새 내 앞에 나가와 있다.
시골에 사는 아이들에게는 도시 아이들이 체험하고 기억할 수 없는 아름다운 추억이 있다. 향수가 있다. 몸이 되면 산으로 들로 도시락―도시락이라 해도 고작 콩밥에 마늘쫑이나 멸치가 전부이다.―을 싸들고 소풍을 갔다. 물론 어른들은 뱀 나온다고 위험하다고 가지 말라 하니만 우리들은 서로 용기라도 과시하듯 일부러 그 곳을 찾아갔다. 하지만 뱀을 결코 볼 수가 없었다. 여름이 되면 정말로 공부를 하려야 할 수가 없었다. 가방을 마루에 던져 놓기가 무섭게 너나 할 것 없이 마을 정자 앞으로 모인다. 그리고 마을에서 가장 큰 수박밭에 가서 익은 것이 어떤 건지도 모르고 가장 큰 걸 한 덩이 서리해서 얼른 가지고 나온다. 운이 좋아서 안 걸리면 다행이지만 만약 걸리기라도 하면 수박밭 근처는 얼씬도 할 수 없었다. 그리고 서리한 걸 가지고 냇가에 가서 물놀이를 하다가 지치면 돌에 수박을 쳐서 손으로 빼먹곤 했었다. 시골의 가을은 아이들에게도 그렇고 나에게도 반갑지 않은 손님이었다. 가을은 추수철이기 때문에 학교에서 오면 바로 멀리 있는 도로까지 나락을 덮으로 가야 했고, 다 마른 것은 자루에 담아야 했기 때문이다. 나는 사람에게 가을은 낭만의 계절이고 풍족의 계절이 될지 모르지만 적어도 나에게는 결코 초대받을 수 없는 나쁜 친구나 같았다. 겨울이 되면 다시 아이들의 세상이 된다. 하얗게 쌓인 묘지 위에 줄이 서 너개 그어져 있는데 그건 분명 아이들이 그 위로 썰매를 타고 지나간 자국이다. 우리마을에는 정말 큰 저수지가 있다. 그 물을 정말 추울 때 15CM까지 얼기도 했으므로 당연 아이들의 단골 놀이터였다. 지금 18살이 된 내가 이렇게 노는 것들을 생각해 보면 아련한 아름다운 추억에 묻혀있다. 오늘도 학교에 오면서 가을이면 코스모스로 가득한 길을 따라 왔다. "땅은 우리에게 주면 더 주었지 우리들을 배신하거나 버리지 않는 단다. 땅보다 더 믿을 만 한 건 없다." 빚 보증으로 그네 혼나셨던 할머니께서 늘 하시던 말씀이다. 정말 흙은 우리에게 아낌없이 주는 나무와 같다. 오늘도 나는 그것을 느꼈고 앞으로도 잊지 않을 것이다. 언제부터인가 우리 마을에도 사람들이 사라지기 시작하더니 이제는 나이 드신 어른들 밖에 남지 안았다. "마을에 사람이 없어 걱정이다. 앞으로 논은 누가 갈아주고 나락은 누가 베주겄냐?" 할머니께서는 또 걱정이시다. 뉴스에서는 농촌의 노령화 문제가 심각하다고 떠들어대도 우리마을은 그렇지 않을 줄 알았다. 하지만 여기도 예외가 될 수는 없었나보다. 나는 벌써부터 걱정이 된다. 이러한 농촌에 사람이 한 명도 살지 않으면 어쩌나 정말 걱정이 되지 않을 수 없다. 나는 지금 나의 어린 시절이 그리움이 흙을 느껴 볼 여유도 없이 바쁘게 살아가는 내가 느끼는 흙에 대한 갈망이 아닌가하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 나는 영원히 이 그리움을 잊지 못 할 것 같다. 흙의 냄새를 흙의 편안함을 그리고 흙에 대한 사랑을. 오늘도 나는 흙에 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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